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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신경과학 연구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신경심리 검사의 개발

 

  본 연구실에서는 신경심리검사 도구, 특히 한국노인들을 위한 검사 도구 개발을 주된 목적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본 연구실에서 출판한 한국판 치매 평가 검사 (K-DRS; Chey, 1998)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치매검사이다. K-DRS 규범 연구(Chey & Lee, 1997)를 통해 한국 노인들의 특성에 맞춰진 검사 도구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으며, 한국의 문화적 특성과 저학력 노인이 많은 한국 노인 인구의 특성을 고려하여 표준화를 진행하였다. 나아가 노인들, 특히 저학력 노인들의 언어적, 비언어적 영역에서 일화 기억 과정을 자세하게 평가하기 위해 노인 기억장애 검사(Elderly Memory disorder Scale, EMS; Chey, 2007)를 개발하였다. EMS는 임상 연구 도구로 개발되었고, K-DRS와 달리 하위검사별로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하위검사 중 이야기회상 검사(Story Recall Test; SRT)는 노인의 경미한 인지적 손상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Baek et al., 2011). 또 문맹인이나 저학력 노인들은 시계그리기 검사(Clock Drawing Test; CDT)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들과 유사한 오류를 보였는데, 개념적 오류가 두 집단에서 동일하게 발견되었다 (Kim & Chey, 2010). 하지만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들은 개념적 능력이 변질된 것인 반면, 문맹인과 저학력 노인들은 애초부터 개념적 능력이 형성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저학력 노인이 많은 한국 인구 특성을 고려하여 개발한 K-DRS와 EMS의 임상적 타당성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2011년에는 연령 및 학력 규준을 더욱 확장하고 세분화하여 K-DRS2를 출판하였다.

 

  또한 본 연구실은 전두엽 피질을 활성화 시키는 추론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신경심리 검사를 개발하였다. 아동 실험 과제를 조정해 개발한 Proportional Reasoning Test(Jeong, Levine, & Huttenlocher, 2007)는 fMRI 연구에서 전두두정골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Chey, Song, Suk, & Kim, 2013). 이 검사는 문맹인들을 포함한 저학력자들에게도 유효하였다.

  이처럼 여러 연구를 통해 교육이 인지 노화의 밀접한 관련성이 드러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한국의 높은 치매 발병률 원인을 밝힐 수 있도록 사회, 문화 및 경제적 요인들을 고려한 다차원적인 융복합 연구(Brain Fusion)를 주도적으로 진행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특히 인지적 비축 수준에 따른 뇌 부피 연결성의 차이를 탐색하고자 하였으며, 저교육집단과 고교육집단은 회백질 부피와 기억기능 간의 상관관계 패턴에서 차이를 나타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곽세열, 최진영, 2017). 두 집단 간 두뇌 부피의 차이는 현저하지 않았는데 이는 단순히 부피 그 자체가 아니라 교육 경험을 통해 증진 가능안 기억과제의 처리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저교육 집단 노인들에서는 내측두엽 회백질 부피와 기억 과제의 높은 상관이 관찰되었는데, 내측두엽은 초기 AD에서부터 특징적인 손상을 나타내는 구조로, 저교육 노인이 이러한 구조에 의존하는 패턴은 이들이 초기 AD 병리에 더욱 취약한 기전과 밀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 또한 초등 교육을 완료하지 못한 집단은 초등 교육을 완료한 집단에 비하여 우울증의 정도와 기억 과제 수행 간의 부적 상관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Jiyoun Lee, Heyoen Park, and Jeanyung Chey, 2018). 우울증은 흔히 일시적으로 집중력이나 주의력 등의 인지기능 저하를 동반하는데, 특히 노인 집단에서의 우울증은 치매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교육이 이러한 과정에 보호 요인(reserve)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에서 WAIS와 기억력 척도의 4번째 버전이 개발되는 동안 본 연구실에서는 해당 검사의 한국 버전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였다 (Chey, Kim, Park, Hwang, & Hong, 2012; Hwang, Kim, Park, Chey, & Hong, 2012). Weschler 검사들이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만큼 다양한 언어와 문화권에서 검사들을 실시함으로써 비교 문화 연구와 더불어 국제적인 협력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기존 WMS 시리즈의 정상규준(normative data)은 성이나 교육수준과 같은 인구학적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러한 인구학적 요인들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연구함으로써 수행평가와 임상환경에서의 진단(diagnostic decision making in clinical setting)에 있어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본 연구실에서는 K-WMS-IV 수행에 있어 교육수준의 영향력에 대해 알아보았다. 연구 결과, K-WMS-IV는 저학력 피검자들의 인지적 손상을 과대평가하고 고학력 피검자들의 인지적 손상을 과소평가했으며, 피검자들의 나이가 많을수록 교육의 영향이 기억력 수행에 있어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Shin et al. 2016). 한편 WAIS-IV의 ‘어휘’ 소검사는 피검자의 병전 지능 또는 잠재적 지적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신뢰로운 검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휘의 습득과 어휘력의 발달은 정규 학습 과정에 의존적인 측면이 많으므로, 저교육 노인이 많은 한국 노인 인구에서는 이러한 적용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Heyeon Park 등의 연구에서는 초등 교육을 완료하지 못한 집단에서 ‘어휘’가 cognitive reserve의 적절한 proxy가 아닐 수 있음이 드러났다(Heyeon Park, Jeanyung Chey, Jiyoun Lee, 2017).

 

 

사진 1. 알츠하이머 병리를 앓는 무학자이자 문맹인인 사람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CDT 개념적 오류의 예시 (Kim & Chey, 2010)

 

 

최진영(2007). 노인 기억장애 검사 (Elderly Memory disorder Scale). 학지사.

최진영, 김지혜, 박광배, 황순택, 홍상황(2011). 한국판 웩슬러 성인용 기억 검사 4판 (K-WMS-IV). 대구: 한국심리.

황순택, 김지혜, 박광배, 최진영, 홍상황(2011). 한국판 웩슬러 성인 지능 검사 4판 (K-WAIS-IV). 대구: 한국심리.

Baek, M.J., Kim, H.J., Ryu, H., J., Lee, S.H., Han, S.H., Na, H.R., Chang, Y.H., Chey, J., & Kim, S.Y. (2011).  The usefulness of the story rec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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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y, J. (1998). Korean-dementia rating scale. Seoul, Korea, Hakjisa.

Chey, J. Y., & Lee, S. A. (1997). Development of the norms for the Korean-Dementia Rating Scale. Korean J Clin Psychol, 16, 423-433.

Chey, J., Song, H., Jungsuh, S., & Kim, M. (2013). The proportional reasoning test: A novel assessment tool for Alzheimer's disease and

             frontotemporal dementias. Alzheimer's & Dementia: The Journal of the Alzheimer's Association, 4(9),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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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uropsychological Society, 16(06), 1138-1146.

Shin, M., Chey, J., Kim, J. H., Park, K. B., Hwang, S. T., Hong, S. H. (2016). Impact of Education on the Korean Wechsler Memory              Scale IV  Performances. Korean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35, 3, 585-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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